틀린 게 아니라 다른 거 -이지민-
이지민
2023-02-21 08:22:24
날씨도, 상황도 어제와 별반 다를 거 없지만 살아있는 자에게만 허용되는 소중한 ‘오늘’을 열어본다.
학생들이 학교에 매일 가듯, 직장인들이 돈 벌러 직장에 나가듯 나는 마비된 내 반신(半身)을 회복시키기 위해 피트니스 센터에 가서 죽도록 운동한다. 병원이 아니라. 수술이나 치료로 되는 것이 아니니 내 의지와 끈기에 달렸다.
일반적으로 사람은 먼저 ‘운동을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으면 뇌에서 명령을 내리게 된다. 그에 따라 몸을 움직여 그 명령에 따르게 된다.
그러하건만, 나는 교통 사고로 뇌를 다쳐 사람들과는 반대로 해야 한다. 다시 말해 운동의 동작들을 수천 번 반복하여 뇌로 입력이 되도록 해야 한다는 말이다. 그러하니 더 어려움은 말할 여지가 없다. 그렇게 반복하여 죽은 거를 살린다는 게 힘들다는 건 더 말할 여지가 없잖은가. 누구한테 힘들다고 하소연할 수도 없고 진짜 딱 ‘죽을맛’ 그 쯤 된다.
척박한 환경의 대표라 할 수 있는 사막에서 조차도 꿋꿋하게 살아가는 대표적인 식물로는 ‘선인장’님이 계신다. 사막은 말할 필요도 없이 그야말로 매우 덥고, 한 달 이상 비가 내리지 않기 때문에 물을 구하기 정말 힘든 곳이다. 선인장님은 어떻게 이 가혹하디 가혹한 사막에 적응하며 살게 되었을까?
선인장님의 가시는 본래는 잎이었다. 그런데 사막의 뜨거운 햇볕으로 살아가기에 잎은 너무 많은 수분을 필요로 했으며 최소한의 수분으로 살아남기 위하여 잎을 작고 좁게 만들다 보니 차츰 가시로 변했다. 딱딱하고 가느다란 가시는 수분을 필요로 했고, 최소한의 수분으로 살아남기 위해 잎을 좀 더 작고 좁게 만들다보니 차츰 가시로 변하게 되었다. 딱딱하고 가느다란 가시는 수분을 거의 빼앗기지 않기 때문에 사막에서 살아가기에는 ‘딱’ 안성맞춤인 형태로 변한 것이리라. 또한, 사막에서는 동물들도 물이 부족하여 식물로부터 수분을 섭취하기도 하는데 뾰족한 가시 동물의 습격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역할도 해준다고 한다. 이러한 변화로 선인장님은 사막이란 척박한 환경을 대표하는 식물이 된 게 아닐까 한다.
주변이 열악할 수 있다. 출발선 조차도 다를 수도 있다. 능력도 차이가 날 수 있다. 모든 것이 뒤처진다는 자책을 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난 안 돼, 절대 할 수 없어’ 하고 오늘을 혹은 내일을 멀게는 미래를 미리 포기해 버리는 경우가 있다.
내가 정말이지 분명히 말하지만 ‘포기’는 김장할 때 배추 셀 때나 하는 말이건만, 새로운 낯선 일을 할 때나 일이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을 때마다 써먹으려고 하니 답답한 노릇이다. 만약에 나를 환경에 맞게 변화시키거나 발전시킬 생각을 먼저 했더라면 어땠을까? 환경이 열악하면 뭐 어때? 맞추면 되지. 출발선이 다르면 또 어때? 한 발짝만 빨리 뛰면 되는 거지. 능력이 뒤처지면 어때? 조금만 더 노력하면 되지. 주어진 환경에 맞추어 나를 바꾸고, 꾸준한 끈기와 노력으로 발전해 나간다면, 누구도 견줄 수 없는 최고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잘 움직이지도 않는 다리에 힘을 함빡 주어 구부리기도 하고 들어올리기도 해본다. 뇌(중앙컴퓨터)에 올리려면 얼마나 더 해줘야 한다. 정말 딱 ‘죽을 맛’이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내가 살아가려면 어쩔 도리가 없다.
남들은 하지 않아도 될 수고를 이 악 물고 해나가며 버티는 내가 안쓰럽기까지 하다. 그러나 아무리 그러할지라도 나는 남들과 다를 뿐, 틀린 게 아니다.
노력을 이기는 건 없는 법(法)이다. 될 때까지 아니, 죽을 때까지 하면 뇌도 지풀에 꺾여 알아들을 테고 나의 끈질긴 도전의 끝도 보이겠지 뭘.
어떡해~~하하하+++++
샬롬사랑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