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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목) [Pick 인터뷰] 최재희 "미얀마의 민주화, 함께 기도해주세요"

뉴스공감 2023-02-02 18:57:28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pbc 가톨릭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김혜영입니다>'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pbc 가톨릭평화방송'에 있습니다.
○ 방송 : cpbc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오창익의 뉴스공감>

○ 진행 : 오창익 앵커

○ 출연 : 최재희 / 고려대학교 아세안센터 연구원


미얀마 예전에 버마라고 불렀던 나라인데 여기서 군부 쿠데타가 일어났습니다.
오랫동안 군사정권에서 신음하다가 민주화가 조금씩 진행되는 것 같은데 단박에 옛날로 돌아간 나라가 됐습니다. 어제가 2년 되는 날이었습니다. 여러 가지 상황이 복잡하게 돌아가고 민주화를 위한 미얀마 국민들의 염원도 적지 않은 것 같은데요. 미얀마 양곤대학 박사과정에 있는 최재희 연구원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지금은 고려대학교 아시안센터에 계시다고요.

▶네.


▷양곤대학이 미얀마 수도에 있는 행정수도는 따로 있겠지만요. 가장 큰 대학이죠. 한국의 서울대학, 일본의 도쿄대학 같은 곳인 거죠? 거기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계셨다고요.

▶2018년 6월에 입학해서 박사 논문만 쓰는 됐는데 안타깝게 2021년 2월 1일에 쿠데타 일어나서 현재 미얀마 교수님, 학생들과 한뜻을 하기 위해서 등교거부 CDM을 통해서 학업중단을 같이 하고 있습니다.


▷재작년 2월 1일 쿠데타가 일어나는 날 미얀마에 계셨던 건가요?

▶저는 코로나를 피해서 잠깐 학교에 귀국해서 논문 자료를 준비하고 있다가 돌아가려던 찰나 쿠데타가 터져서 못 돌아가게 됐습니다.


▷쿠데타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서 수업을 거부하고 있는 상태다. 학생은 그렇다고 치더라도 교수들도 거부합니까?

▶저희 과를 예로 들면 저희 과 교수님들은 전원 거부했고 한 분은 CDM이라고 시민불복종운동을 하는 리더 교수님이셨는데 3년 징역형을 받으셨고 최근에 2년 조금 지나서 운이 좋게 풀려나셨거든요.


▷전공은 뭘 하셨어요?

▶오리엔탈학과 전공했습니다.


▷우리말로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요?

▶미얀마 불교문화역사를 배웠고요. 미얀마 불교문화역사에 관한 논문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양곤대학이나 이런 곳에는 한국 학생들이 꽤 있나요?

▶학부생들은 부산외대 미얀마어과 친구들이 교환학생으로 20명 정도 오고 제가 민주정권에서 수학할 때는 저밖에 없었습니다.


▷최초의 박사과정, 한국인 학생. 이렇게 말해도 틀리지 않네요.

▶문민정부 시기에요.


▷문민정부 시기가 아니라 군사정권에는 있었나 보죠.

▶쿠데타 일어나고 나서 입학하신 분이 계셔서요.


▷미얀마에는 어느 정도 사셨습니까?

▶저는 17살 때부터 미얀마 유학을 준비해서 2018년도에 미얀마에 가서 2년 반 정도 거주를 하다가 못 돌아가게 됐습니다.


▷17살이면 고등학교 시절일 텐데 일찍이 미얀마라는 나라에 관심을 갖게 되고 유학 준비까지 하셨을까요?

▶외삼촌이 88년도 8월 8일 미얀마 민주화운동을 하다가 한국에 망명하신 NLD분들이랑 교류를 하셨습니다. 그때 운이 좋게 삼촌 덕분에 미얀마 NLD분들과 교류를 하면서 미얀마 전문가가 돼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미얀마 민주화를 지지하고 응원하면서 준비를 하다가 운이 좋게 2015년도에 미얀마 민주화가 됐고 제가 2018년도에 유학을 가게 됐습니다.


▷전문용어가 하나씩 나와서 1988년 8월 8일에 벌어진 민주화 투쟁인데 ‘8’자가 많이 나와서 8888이라고 부르고 그다음에 NLD는 아웅산수치 여사가 지도자로 있는 민족해방 민주주의전선 이런 겁니까?

▶National League for Democracy라고 줄여서 NLD.


▷17살부터 준비를 하셨는데 쿠데타 이후에 양곤대학은 국립대학이죠? 국립대학의 교수들까지 수업을 하지 않겠다는 건 강도 높은 저항인 것 같은데 군부의 공격, 군부의 대응도 만만치 않았을 것 같은데 지금 상황은 어떻게 돌아가고 있습니까?

▶미얀마 군부 정권 아래에서 군부와 결탁해서 수업을 나가는 교수님들이 있지만 대부분의 교수님들은 수업을 거부하고 자신들의 고향으로 돌아가서 민주화 될 때까지 돌아가지 않겠다. 저희 교수님도 고양으로 돌아가셨고 감옥에서 출소하신 교수님도 민주화되기까지 펜을 잡지 않겠다는 굳은 의지를 갖고 계십니다.


▷한국도 오랫동안 민주화 투쟁을 했던 나라인데 강제로 군부에 의해서 해직된 교수는 있었지만 스스로 교수직을 그만두고 군부 정권 아래서 교수로 살지 않겠다. 펜을 잡지 않겠다는 분은 기억은 안 나는데 굉장히 단호하고 대단한 입장을 갖고 계시네요. 또 행방불명된 사람도 있다, 군부가 범죄를 저지르기도 했다는 얘기도 들리는데 상황은 어떻습니까?

▶가까이 예를 들면 미얀마 유학시절에 NLD경제연구소에서 유학생활을 했거든요.


▷NLD는 민주화 이후에는 버마에서 정당역할을 했던 거군요.

▶여당 역할을 했었고요. 원로의원이자 제가 미얀마 양아버지로 지내던 분 원로 의원님은 태국으로 망명하셔서 숨어서 지내시고 도망 다니시고 직접적인 연락은 할 수 없고 우회적인 연락을 통해서만 살아 계신지 여부를 알 수 있고 제 친구 중에서는 직접 미얀마 민주화를 위해 목숨 하나 바치겠다는 염원을 가지고 PDF 시민군에 직접 들어간 친구들도 있습니다. 그 친구들이 연락이 오면 저는 너무 행복하고 연락이 안 되면 불안합니다. 죽었을까 봐.


▷희생되신 분들도 꽤 있는 건가요?

▶미얀마 군부정권이 악랄한 게 몇 십 년 만에 사형집행을 다시 했는데 민주화 운동하셨던 분중에 네 분이 돌아가셨는데 그 중에서 제가 아는 분이 한 분이 돌아가셔서 그 날은 많이 울고 미얀마 분들이랑 가슴이 많이 아팠던 것 같습니다. 어떻게 보면 같이 지내던 친구, 오빠, 삼촌 같은 분들을 잃은 느낌이어서요.


▷미얀마의 지도자 아웅산수치는 노벨평화상을 받기도 했고 국제적으로도 유명한 분인데 그런 국제사회의 관심이 미얀마 상황을 풀어가는 데 별 도움이 안 되나 보죠.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지면서 미얀마 내전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해외의 관심이 떨어진 것 같아요.


▷한국과 미얀마는 여전히 수교 중인 상태죠?

▶한국이랑 미얀마 국민들의 관계는 좋다고 표현할 수 있어요. 미얀마 국민들은 한국에 와서 코리안 드림을 꿈꾸고 있거든요. 미얀마 국민들은 한국에 굉장히 고마워하고 민주화 지지를 많이 적극적으로 했기 때문에 한국에 대한 호감도가 쿠데타 터진 이후에 더 좋아졌습니다. 민주화가 되고 나면 한국에 꼭 여행가고 싶다는 친구들도 많고 유학을 오고 싶은 친구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한국이 미얀마의 민주화 투쟁을 도와줬나요?

▶쿠데타 발발 직후에 많은 언론에서도 집중 조명을 했었고 국회의원 분들, 정부, 대통령실에서도 트위터에 메시지 내고 그때 굉장히 많은 도움을 주기도 하고 미얀마 친구 비자 문제도 연장을 해줬거든요. 그러한 것 때문에 미얀마 친구들은 국민들은 한국 정부에 대해서 굉장히 고마운 갖고 있습니다.


▷지금 정권이 바뀌었으니까 윤석열 정부에서는 미얀마 관련해서 구체적인 관심 표명하거나 지원하는 게 있나요?

▶전 정권보다는 조금 미얀마에 대한 관심이 현 정부에서는 떨어진 건 사실인 것 같아요.


▷이게 문제가 풀려야 하는데 남의 나라여서 내 일처럼 관심을 갖지 못하는데 2년이 됐고 국면 같은 게 보이질 않는데 군사정권이 장기화 되는 겁니까?

▶아쉽게도 장기화 될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하지만 미얀마 국민들은 현재 미얀마 군부를 인정을 하지 않고 있어요. 그리고 적극적으로 투쟁하시는 분들은 시민군이 되기도 하고 해외에 나가서 해외 여론을 모으는 유학생들이나 근로자 분들이 많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저는 어떠한 중요한 사건이나 시발점이 생기면 미얀마 군부정권은 한순간에 무너지지 않을까 조심스러운 견해를 갖고 있습니다.


▷비민주, 반민주적인 정권인데도 불구하고 현실적으로 힘을 갖는 건 군대를 갖고 있기 때문이네요.

▶그래서 현재 민주진영 속에서는 원래는 전에 민주화 운동할 때는 군대를 조직하진 않았는데 이제는 우리가 직접 나서서 우리도 군대를 조직하겠다. 새로운 군대를 만들어서 미얀마 국민들을 지키겠다는 의미로 PDF, 시민방위군을 조직했습니다.


▷실제로 군대라는 게 목숨을 내놔야 하고 엄청난 희생이 생길 수 있잖아요.

▶그걸 두려워하지 않는 것 같아요.


▷민주주의에 대한 염원이 크군요. 미얀마 분들이.

▶미얀마 친구들이 해줬던 말 중에 충격적인 건 이번 대에 끊지 않으면 내 자식들에게 끔찍한 군부 독재를 물려주고 싶지 않다는 말을 했습니다.


▷같은 아시안이고 한국을 되게 좋아하고 우리가 미얀마 좋아하는 것보다 미얀마 사람들이 한국을 좋아하는 게 많고 큰 것 같은데 한국 시민들 입장에서 미얀마 어떻게 하나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고 5.18을 경험한 세대나 지역 이런 분들도 많이 그러실 것 같은데 한국 사람들이 미얀마 민주주의, 민주화를 위해서 조금이라도 힘을 보탠다면 어떻게 할 수 있을까요

▶우리나라 분들이 미얀마 민주화를 위해서 조그마한 관심, 지지와 격려를 해 주는 작은 발걸음이 결국 큰 바람이 돼서 그분들의 마음에 전달이 되면 무너지지 않을 수 있는 힘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SNS에 한마디도 중요하다.

▶그런 격려도 너무 좋고 미얀마 친구들을 보거나 모금활동을 하는 분들을 보면 잊지 말고 조금이라도 기부를 해주시고 사실 한국 분들 중에서 미얀마 끝났고 민주화 안 될 거야, 이런 분들도 많으세요. 그런 말을 미얀마 친구들이 들으면 저하가 되더라고요. 한국 국민들이 민주화를 이뤘던 것만큼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는 정신을 전해주게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기회가 있는 대로, 한국도 어려운 상황을 겪어왔는데 넘어섰고 했던 것처럼 미얀마 분들도 어렵지만 잘 견뎌낼 거다.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이다. 그래도 자꾸 드는 생각은 왜 이렇게 악순환이 반복되는가. 잘 모르는 사람들은 특히 오리엔탈학과 공부를 하신다고 했는데 오리엔탈리즘에 기반한 사람들은 아시아는 민주주의를 할 자질이 안 된다. 가난한 나라가 얼마나 민주주의를 하겠다고 깔보는 경우도 많잖아요. 한국도 그런 얘기를 많이 들었고 한국에서 민주주의가 꽃피우는 시궁창에서 장미꽃 피우는 거라는 얘기도 듣고 상처도 받았는데 설명을 해 주신다면요. 왜 이런 일이 반복될까요.

▶미얀마 군부정권과 2008년에 있는 헌법에 지금의 악순환이 반복된 원인이 있다고 봅니다. 2008년 헌법에 모든 안전장치를 마련해놓고 2015년도에 민주화 정권을 이양해주는 척 하면서 2021년 2월 1일에 사실은 2020년 총선거가 있었을 때 NLD가 다시 압승했는데 군부정권이 사실은 아웅산수치 국가고문에게 대통령직을 나에게 달라고 했는데 아웅산수치 국가고문이 일언지하에 거절했다는. 거절을 하고 나서 2월 1일 쿠데타를 일으켰는데 2008년 헌법에 모든 트릭을 마련해서 국가비상사태 선언을 했을 때는 군부가 통치를 2년 동안. 이런 악법이 있기 때문에.


▷2년 동안 할 수 있다고 하면 끝났잖아요.

▶이번에 선거를 다시 하는데 선거를 통해서 민주적인 정권을 창출할 것이라는 시나리오를 갖고 있지만 미얀마 국민들은 선거 거부를 할 예정입니다.


▷선거는 언제 열립니까?

▶6월로 알고 있습니다.


▷총선이 열리는 겁니까?

▶다시 선거를 통해서 국회의원을 뽑고 하려고 하는데 미얀마 국민들은 선거를 하지 않겠다.


▷쿠데타 이전 여당이었던 NLD 같은 경우도 이번 총선에 참여하지 않는 건가요?

▶네, 그렇게 하실 거로 알고 있는데 아마 아웅산수치 국가고문님도 선거 할 수 없다는 이야기를 하셨다고 전해들었습니다.


▷아웅산수치는 구금돼 있는 거죠?

▶감옥에 구금돼 계십니다.


▷심각한 상황인데 미얀마 분들도 꺾이지 않는 마음을 갖는 것도 중요하고 대한민국 국민들도 미얀마 민주주의를 지원하고 지지하는 마음 구체적인 마음들이 표현됐으면 좋겠다는 말씀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최재희 고려대학교 아세안센터연구원 양곤대학의 최초의 한국인 박사과정생과 인터뷰를 했는데 마지막으로 청취자들께 미얀마 민주주의를 위해서 한 말씀 주신다면요.

▶청취자 분들께서 계신 자리에서 미얀마를 위해서 작은 마음을 내주셔서 기도를 해주시는 것도 작은 걸음이자 큰 힘이 될 거라고 생각하고 방송에서 주기적으로 미얀마 민주화에 관한 거에 대해서 다뤄주시면 조금 더 많은 대한민국 국민 분들이 잊지 않고 민주화를 응원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미얀마가 자원이 풍부한 나라죠? 그 자원을 한국의 대기업들이 군부와 결탁해서 자원을 가져오고 있다는 지적도 있던데 포스코 얘기도 있고요.

▶90년도에 대우가 진출하면서 가스권을 땄다고는 들었지만 사실 민주 정권에서는 포스코를 나쁘게 보지 않았습니다. 당시 미얀마 진출하려면 군부를 거쳐야 했기 때문에 그런데 쿠데타가 터진 이후에는 갑자기 사업을 중단할 수 없는 면도 이해는 하지만 한국 기업이 중단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갖고 계셨고 그 전까지는 한국 기업에 대해서 악감정을 갖고 있고 민주정권에서도 그러진 않았습니다.


▷자원도 중요하지만 한국 기업도 한국 사람들이 미얀마의 민주화를 염원하고 미얀마 국민들이 처해있는 상황에 대해서 안타까워하는 마음을 한국의 대기업들도 표현했으면 좋겠다는 기대가 있는 거군요.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미얀마 국민들이 너무 아프지 않고 고통 받지 않고 빨리 민주헌정 질서를 회복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