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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幸福)을 전하는 천사(天使) - 이지민

이지민 2023-02-17 11:51:26

우리의 삶은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하여 이루어진다. 그(녀)를 만남으로써 내 삶이 더 유쾌해지기도 행복해지기도 하고, 때로는 그 만남이 그다지 달갑지 않아서 나의 삶을 뒷걸음질치게 만들 때도 있다.
나는 교통 사고로 신체적으로 온전치 못하여 헬스장에서 날마다 운동을 한다. 운동 기구를 이용하다 보면 몸이 내 마음 먹은 대로 되지 않아 회원들에게 불편할 수도, 때때로 성가신 존재가 될 수 있겠거니 싶어 늘 조심하며 땀을 뻘뻘 흘리며 열심히 운동한다.
이러한 불리한 조건을 가진 나이기에 만나는 사람들에게 다른 회원들보다도 더 밝은 표정으로,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고맙습니다!”
하고 웃음과 행복(幸福)을 건넨다.
이제는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고맙습니다!” 라는 이 말이 전염되어, 회원들이 나를 보며 웃으면서 뒤질세라 나보다 먼저 말해 버린다. 개중에는 ‘건강히 잘 지내세요’나 ‘행운을 빌어요’라고 한 마디씩 덧붙이기도 하신다.

운동을 다 한 뒤에 샤워하려고 목욕탕으로 내려가 물을 마시고 있었다. 지난 번에 운동하고 오는데 예쁘기도 하거니와, 그것보다도 20대 젊은이처럼 빛나는 열정(熱情)으로 열심히 운동하시는 님을 칭찬해줬던 적이 있었다. 나를 보자마자 놓치기라도 할까 봐,
“저번에 한 번 함께 얘기 나눈 적 있죠? 언니(‘나’를 지칭)는 행복(幸福)을 가지고 다니면서 만나는 사람들에게 좋은 말로 행복과 웃음을 나눠주는 천 사(天使)여요. 언니를 만나면 꼭 좋은 일이 생기더라고요. 몸이 불편하지 만 밝게 열심히 살아가는 언니를 볼 때마다 제게도 일침이 되는 것 같아 요. 고마워요.”
내 둘째 별명이 사람들을 즐겁게 해준다고 ‘웃김이’라 개그우먼(gagwoman)처럼 재밌는 데가 있는 건 인정한다.
‘행복(幸福)을 전하는 천사(天使)’라, 아직까지는 이 말을 듣기에는 너무도 부족하다는 생각이 스친다.

그러나, 이 말은 나에게 큰 파장(波長)을 만들었다. 몸이 불편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에게는 함께 있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어울려 함께 하는 것이 그들에게는 거추장스러운 존재일 뿐이라고 여겼었다.
불의의 사고로 몸은 온전하지 않지만, 언제나 밝은 표정으로 웃으며 사람들에게 진심으로 먼저 인사하고 창찬해 주어, 나는 말할 것도 없고 그들의 삶 또한 밝게 만들어준 내가 자랑스럽다.
이만하면 괜찮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