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을 하던 바이든 대통령에게 폭스 뉴스의 한 기자가 인플레이션에 대해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묻습니다. 치솟는 물가에 예민해져 있던 바이든 대통령은 마이크가 꺼질 줄 모르고 작은 목소리로 비속어를 씁니다. 그런데 바이든 대통령의 이 발언은 카메라에 그대로 담깁니다. 그리고 대통령의 비속어는 SNS를 중심으로 빠르게 퍼져나갑니다.
그런데 이후 대처가 중요했습니다. 비속어 발언 1시간 뒤 바이든 대통령은 폭스 뉴스 기자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비속어 사용에 대해 사과합니다. 기자도 방송에 출연해 개인 감정을 담은 말은 아닐 것이라고 넘어갑니다. 대통령의 빠른 사과가 더 이상 논란을 만들지 않은 것입니다.
사과는 외국 대통령만 한 것은 아닙니다.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도 사과의 연속이었습니다. 친인척비리, 대형사고, 인사사고 등 임기 내 일어난 수많은 일에 역대 대통령들은 사과를 했습니다. 정당, 진영을 구분하지 않고 잘못한 것에는 사과함으로써 민심을 회복했고 막힌 국정을 풀었습니다.
지난 외교 순방 중 윤석열 대통령의 말이 큰 논란입니다. 대통령이 공식자리가 아닌 곳에서 비속어를 사용했는데 누구를 두고 한 말인지 의견이 분분합니다. 곧이곧대로 들으면 미국의회를 두고 한 말이고, 대통령실 해명을 따르면 한국 의회를 두고 한 말입니다. 사실이 무엇이든 모두 큰 잘못입니다. 미국의회를 두고 한 말이면 동맹에 대한 무시이며, 한국 의회를 두고 한 말이면 선거로 뽑힌 국민의 대표를 무시했습니다.
그런데 해명을 이어가던 대통령은 지난 27일 출근길 문답에서 처음 보도를 한 언론사가 잘못되었다고 말합니다. “사실과 다른 보도로 동맹을 훼손하는 것은 국민을 위험에 빠뜨리는 일”이라고 했습니다. 모든 것이 가짜뉴스라는 것입니다. 오히려 첫 보도를 한 언론사가 사과를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무엇이 진실이든 모두 큰 문제입니다. 발언에 대해서 계속해서 해명을 하고 있지만 해명이 오히려 문제를 더 키우고 있습니다.
방법은 있습니다. 실수를 인정하고 사과하는 것입니다. 말 바꾸기와 엉뚱한 곳에 사과를 요구할 것이 아니라 솔직하게 진실을 이야기하고 사과하면 됩니다.
누구나 실수 할 수 있습니다. 대통령도 실수 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실수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실수를 인정하고 사과하는 용기입니다. 돌아가고 피하려고 하면 할수록 더 큰 악수를 두게 됩니다. 대통령 자신을 비롯한 김건희 여사까지 잦은 실수로 구설수에 오르니 용기내기가 힘들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실수 인정과 사과만이 더 큰 논란을 막을 수 있습니다.
오늘 [사제의 눈]은 <대통령의 사과할 용기>입니다. 자신의 실수를 솔직히 인정하고 사과하는 모든 이들에게 평화를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