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 특선_데칼로그 9,10

                                      데칼로그 9. 남의 아내를 탐내지 마라

                                                최대환 세례자 요한 신부/서울 대신학교 지성 양성 담당


사순절 동안 함께 감상해온 <데칼로그> 연작도 이제 마지막 시간이 되었습니다. 9,10편 단 두 편만이 남았습니다. 그동안 처음부터 함께 감상해 오신 분들은 때로는 충격으로, 때로는 감동으로, 영화를 보시면서 여러 가지 사유의 계기들을 얻으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우리는 십계명을 대하면 왠지 일상의 세세한 영역에 관련되기 보다는 성탄과 부활 시기 판공성사를 준비하거나 할 때 떠올리는 특별한 종교적 영역의 계율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데칼로그> 연작의 감독인 키에슬로프스키와 함께 각본을 쓴 피에지비치는 그러한 선입견을 버리도록 촉구하고 있습니다. 십계명은 올바른 방향을 찾기 어려운 혼란한 세상 속에서 역시 내면의 존엄을 서서히 잃어가고 있는 현대인들이 자신의 존재의 의미와 하느님으로부터 부여받은 귀한 인격을 발견하고 지키고 실천하게 하는 실존적 중심이라는 것을 다양한 방식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9편은 잉그마르 베리만 감독의 처절한 가정극들을 연상시키는 암울하면서도 격정적인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동시에 구원을 갈망하는 주인공들의 몸부림이 깊은 감동을 주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데칼로그>는 후반으로 갈수록 키에슬로프스키 감독의 그 이후의 영화를 예감하게 하는 언급들이 자주 등장합니다.

 이 영화에서도 남성 주인공의 상황이 <세가지 색> 연작의 <화이트>를 떠오르게 합니다. 그리고 영화에서 주인공인 의사가 심장 수술을 앞두고 있는 성악을 하는 젊은 여인과 대화하며, 네덜란드의 음악가 반 부덴 마이어에 관해 듣고 자신의 방에서 그 음악을 듣는 장면이 나옵니다.

 사실 이 음악은 키에슬로프스키의 오랜 협력자인 즈비그뉴 프라이스너의 작품입니다만, 가상의 음악가인 반 부덴 마이어는 이후 키에슬로프스키의 가장 아름다운 영화라고 할 수 있는 <베로니카의 두 개의 삶> 이나 <세 가지 색> 연작의 블루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방송일시: 3월 19일 금 23:00, 3월 20일 토 15:00, 3월 21일 일 01:00 3월 23일 화 00:00

                          
                                  데칼로그 10. 남의 재물을 탐내지 마라

                                                최대환 세례자 요한 신부/서울 대신학교 지성 양성 담당



이제 드디어 <데칼로그> 연작의 마지막 작품을 감상하는 시간입니다. 지금까지 함께 해오신
시청자분들께 갈채를 보내면서 고맙다는 마음 전하고 싶습니다. 오늘 처음으로 감상하시는 분들은 다른 기회에 꼭 전편을 감상해 보시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데칼로그> 연작을 감상하는 것은 놀라움과 성찰의 시간이기도 했지만, 불편하고 힘겨운 주제들과 만나야 하는 시간이기도 했을 텐데요 아마 돌아보시면 이 영화들과 함께 일상의 윤리적 결단에 대해 보다 깊이 생각하실 기회가 되셨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러고 더하여 이 연작이 주는 중요한 두 가지 메시지를 생각하게 합니다.

 그것은 우연으로 점철된 것 같은 인간의 삶에서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준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고, 서로 고립되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서로 깊이 연결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을 깨닫는 것이 우리를 윤리적 삶으로 이끄는 길입니다.

 연작에서 무대가 되는 아파트 단지가 그것을 상징한다고 하겠습니다. 그리고 건조하고 비루하지 까지 한 실제의 삶 속에서 은총과 초월의 순간들이 스쳐지나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영화에서 자주 등장하는 한 인물이 이를 상징합니다. 그는 지나가는 사람인 듯 하지만, 말없이 연민과 호소의 눈빛으로 주인공의 갈등의 순간에 함께합니다. 윤리적 삶은 우리의 자율적인 행위의 영역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욕망이 아니라 은총의 질서에 의탁하는 결단이기도 합니다.


 <데칼로그>의 열 번째 작품은 그동안의 긴 여정을 마무리하는 작품입니다. 조금 더 직설적으로 주제가 표현되고 있고, 또 처음으로 블랙 코메디의 요소를 도입해서 약간은 편안한 마음을 가지게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어떻게 전개될지 모르는 긴장감은 전편들과 다르지 않습니다.

 두 형제들의 때로는 어리석고 때로는 연민을 자아내는 방황의 시간들을 통해서 우리는 하느님이 주신 법인 십계명이 어떻게 우리 안에 자리를 발견하게 되는 것인지 생각해보게 됩니다. 마지막에 두 형제 함께 허탈한 웃음을 짓는 장면은, 다른 한편으로는 안도와 해방감을 주기도 합니다.



방송일시: 3월 19일 금 24:00, 3월 20일 토 16:00, 3월 21일 일 02:00 3월 23일 화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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